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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사진의이해 1학기 중간평가 출석수업과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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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낸 골딘(Nan Goldin, 1953~ )은 미국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낸 골딘의 사진 작품은 상당히 대조적인 느낌을 준다. 같은 사진이라도 여러 뉘앙스가 담겨있어, 다양한 감정들이 묻어난다. 이 복잡다단한 모습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얘기다. 낸 골딘의 사진은 매우 즉흥적이고, 전문 사진작가가 그림을 사진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리되지 않은 느낌을 준다. 그녀의 사진집 에서 작가는카메라는 말하고 먹고 섹스하는 것처럼 내 일상의 일부이다.”라고 말한다. 당시 미국 도시의 현란한 비주류문화, 그 도시의 바와 클럽 화류계 부근에 있는 인물들이 그녀가 촬영한 대상들이다. 온갖 상황에서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남자와 여자들 그리고 자신에게까지 카메라를 들이댔다. 스냅 사진의 미학을 보여준다. 낸 골딘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들을 찍은 사진으로 새로운 종류의 주관적인 기록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사람들 간의 관계와 성, 그리고 쾌락을 솔직하게 표현했는데, 기존의 금기도 깨뜨렸다. 이로써 새로운 정직성을 표현한 사진의 선구자가 되었다. 따라서 본론에서는 1. 다음 제시한 사진가 중에 한 명을 선정하고, 선정한 사진가의 사진 작업에 대해 무엇(What), 어떻게(How), (Why) 촬영했는지를 조사, 2. 그리고 선정한 사진가의 작품과 관련해서 피사체, 카메라테크닉, 작가, 스토리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술해 보겠다.

 

. 본론

 

1. 낸 골딘(Nan Goldin)

 

미국의 현대 사진가, 낸 골딘(Nan Goldin, 1953 - )1953912일에 워싱턴(Washington)에서 태어났다. 낸 골딘의 가정은 아버지와네 자녀가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민권 운동 집회에 참가하곤 했던 자유로운 진보적인 어머니가 있었다. 당시 그녀의 가정은 미국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식상해 있던 전형적인 유태인 지식인 가정이었다. 낸 골딘이 11살이 되던 1965년에 언니가 자살을 하게 된다. 당시 미국에서 10대의 자살은 하나의 타부(taboo)로 간주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가족들은 보스턴 북쪽 교외로 이사를 하게 된다. 언니의 자살 이후, 골딘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고, 14살에 집을 나온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골딘은 자신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변형시키고 재창조할 수 있게 된다.

 

10대 후반에, 골딘은 전통적인 학교와 가족 삶에서 어려움을 발견하고, 메사추세츠(Massachusetts)주의 링컨(Lincoln)시에 있는, 히피 자유학교(a hippie free school)인 사챠 공동체 학교(Satya Community School)에 들어가게 된다. 사챠 공동체는 골딘의 삶에 큰 전환을 가져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낸 골딘은 사진가로서 삶의 여정을 시작한다. 또한 여러 가지로 정의되는 관계들이 시작되고, 정체성에 대한 그녀의 의식을 드러나기 시작하는 곳도 사챠 공동체이다.

 

1969년에 낸 골딘은 이곳에서 그녀가 처음 사진을 찍은 인물이자, 이후 지속적으로 서로의 역사를 공유하게 되는 데이비드 암스트롱(David Armstrong)을 만나게 된다. 데이비드에 의하면, 이때 그녀는 지나치게 수줍음이 많았고, 동시에 아주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골딘은 데이비드가 커밍아웃하도록 도와주었고, 데이비드는 골딘에게 보스턴에 있는 술집, The other side(디 아더 사이드)의 여장남자들을 소개하고, 또한 여장남자로 그녀의 사진 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골딘은 이때부터 동성애자를 비롯한 사회의 주변부적 인물들과 함께 살게 된다.

 

이때, 골딘과 데이비드는 많은 영화들을 보았다. 그들은 1930,1940년대 헐리우드 영화들에 매료되었고, 블로우 업(Blow up)은 전체적인 에로티시즘과 관능미로 인해 골딘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골딘은 잭 스미스(Jack Smith)‘Flaming Creatures' 보고 자신의 삶도 타오르는 창조물이 되기를 바랬다. 골딘의 작업들은 영화와 많은 친화성을 갖는다. 그녀의 유명한 슬라이드 쇼는 사진과 영화의 연결지점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에 형성된 영화에 대한 골딘의 애정과 열정은 이후 그녀의 작업들에 끊임없이 간섭하고, 그것들을 특징지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2. 낸 골딘(Nan Goldin)의 사진 작업에 대해

 

낸 골딘은 자신이 기록하고 있는 세대에 속하는 작가로서, ‘이성애를 중심으로 한 부르주아적 가치 체계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성소수자들즉 여장남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 젠더 등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그녀와 피사체 사이에 존재하는 친밀감은 골딘의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이런 친밀감을 바탕으로 낸 골딘은 길게는 30년 이상 친구들의 모습을 담았다. 일기 형식을 취하는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의 차원이 아니라, 자서전적성격을 가지며, 심화된 내적 고백의 공간이 된다. 그것은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일기의 기록은 언제나 과거형의 서술 방식을 택하게 되지만, 그것은 기억이라는 특수한 방식을 따르게 되며,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다시 현재라는 복합적인 시간성을 내포하게 된다. 이 복합적인 시간성은 사진기억의 작동방식을 특징 지우는 요소가 된다. 낸 골딘의 사진들은 슬라이드 쇼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서 늘 현재적 관점에서 재편집되고, 재해석된다. 과거에 찍힌 사진들은 노스텔지어라는 회고적 관점으로 물들지 않고, ‘현재의 관점에서 재성찰되고, 재평가되는 것이다.

 

1) 무엇(What)

낸 골딘은 1991년 베를린에 머물면서, 그곳을 중심으로 파리, 영국,아테네 등 유럽의 여러 국가들에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게 된다. 낸 골딘은 그곳에서 확장된 친구들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일련의 작업들을 진행했고, 2001년에는 파리에서 골딘의 조카 시몬(Simon)과 그의 연인 제시카(Jessica)의 사랑을 연속적으로 촬영한다. 실내, 실외, 자연광, 인공광을 혼합한 이들의 사진들은 젊은이들의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사랑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 최근 사진들은 이전의 작업에 비해 한결 낙관적이고 탐미적이다. 작가의 파리 생활에서 얻어진 이 최근작들은 성관계의 구체적인 순간들과 상기된 표정 등을 직접적으로 포착함으로써, 소외의 알레고리를 내재한 이전의 작품들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완전한 객체라기보다는 상황의 한부분으로 존재했던 낸 골딘의 위치도, 이 작품들에서는 관음증적인 관찰자로 전락한 듯이 보인다.

 

낸 골딘은 자신의 작업이 살아남기 위한 욕구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그녀는 사진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상실했는지를 확인하면서도, 여전히 사진들은 삶을 파괴하는 것보다 삶을 유지시킨다고 믿는다. 삶에 대한 강한 욕구가 투영된 그녀의 사진은 강렬하다. 골딘의 사진들은 그녀의 공동체와 동시대 문화적 스펙트럼을 폭넓게 비춰주고 있다.

 

2) 어떻게(How)

낸 골딘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정면을 향해있다. 인물들은 때로는 말을 걸 듯, 때로는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정면을 향해 카메라를 응시하는 골딘의 친구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사진가의 시선의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다. 다시 말해 사진가를 위해 어색한 포즈를 취하지도 않고, 애써 자신을 미화하지도 않으면서 담담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이다. 낸 골딘은 수많은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하나의 사회적 초상사진들을 생산한다.

 

정면성을 유지하고 있는 골딘의 초상사진들은 1910년부터 1930년대까지 독일 쾰른을 중심으로 유형학적 초상사진을 생산했던 아우구스트 잔더의 작업과 비교될 수 있다. 실제 골딘은 1970년대 중반에 헨리 호렌스타인을 통해 잔더의 사진들을 접했다. 잔더는 모델에 대한 비개성적 접근과 동시대인들을 사회적 부류별로 묶어 인간의 원형을 제시하고자 한 점에서 현대적 인물사진의 기반을 이룬 사진가로 평가받는다.

 

아우구스트 잔더는 15세기 이후 대상을 미화시키고 이상화시키는 초상이론의 규범과 단호하게 단절을 꾀하며, 최초는 아닐지라도 체계적으로, 의식적으로 초상화의 이상화 전통과 초상 사진과의 사탕발림관례와 단절을 꾀하기로 작정한 사진가였다. 그의 사진들은 인간의 상징적 표상인 얼굴을 어떠한 우회없이 냉정하게 재현하는 19세기 다큐멘터리 초상의 전통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잔더는 사회학적 객관성의 표현을 지향하면서, 모델을 촬영의 주체적 존재로 인정하여 자율적 포즈를 승인하였다. 그의 작업 방식을 통해 사진의 모델은 공적인 존재와 자신을 표상하는 개인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그러나 골딘이 생산한 초상사진들은 사진가와 피사체간의 극히 개인적인, 그리고 친밀한 유대 속에서 생산되었다. 그녀의 초상사진들은 타고난 생물학적인 성 정체성을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제 3의 성을 선택한 친구들을 존중하고, 그들을 숭배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고 위험한 존재들로 인식된 성소수자들로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그들만의 공간에서서로의 삶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재현 대상들이 정면성을 취하고, 정면을향한 모델들이 활동하는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골딘의 사진들과 잔더의 사진들은 많은 유사점을 가진다. 그러나 골딘이 사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모델과의 정서적 공감을 통해 초상사진들을 제작한 반면, 잔더는 모델들을 유형학적으로 분류하여 객관적인 사회적 초상들을 생산했다. 골딘과 3년 동안 동거했던 룸 메이트의 사진은 자연스러운 얼굴표정과 몸짓을 통해 사진가와의 친밀감을 드러낸다. 또한 1991년 뉴욕게이 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가는 도중에 찍은 미스티와 지미 폴레트의 사진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과감하게 드러내며 담담하게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들은 사진가의 권력에 종속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감을 누설한다. 그러나 잔더의 사진 속 모델은 자율적 포즈를 취하도록 용인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진가의 권력이 허용하는 한해서이다. 그들은 사진가가 정해놓은 일정한 규칙 아래에서 관찰되는 대상일 뿐이다.

 

대부분의 초상사진에서 보여지는 인물의 정면성은 얼굴을 중심으로 우회하지 않고 재현대상의 존재를 드러낸다. 골딘의 사진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주류사회에서 주변부에 머물러 있는 성소수자들이다. 즉 그들은 정상이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비정상적인 인물들인 것이다. 그녀의 초상사진들은 정면성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또한 동일자와 타자라는 이분법적 구조를 뛰어넘으며, ‘불관용을 의미하는 앵똘레랑스를 거부하면서, 음의 세계에 묻혀 있는 인물들의 존재론적 지표로 작동한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존재의 누설’, 그리고 사진가와 피사체 사이에 존재하는 권력 관계의 해체’, 이 두 가지 점이 정면성을 중심으로 한 골딘의 초상사진들이 가지는 의의라고 할 수 있다.

 

3) (Why)

낸 골딘은 1960년대 말부터 사진을 시작했다. 당시 사진의 경향들은 전후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와 윌리엄 클리인(William Klein)의 영향하에 주로 거리에서 찍힌, 반형식적이고, 모호한 의미를 생산하는 사진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후 1970년대 말부터 소위 개념미술의 영향아래, 차용, 혼합장르를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던한 성격을 지니는 사진들이 광범위하게 생산된다. 당시 골딘의 사진은 사진계에서 주변부에 위치해 있었다. 그녀의 사진들은 거리에서 만들어진 것도 아니였고, 동시대이미지 차용을 중심으로 한 작업들과도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 195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미국 사진의 경향들을 대략적으로 살펴본다.

 

이차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진계는 로버트 프랭크와 윌리엄 클라인(William Klein, 1928-)의 등장과 함께 이전 세대와 단호한 단절을 이룩한다. 케르테츠, 브레송을 비롯한 모더니스트들은 사진의 형식을 통제하고, 시적 상징주의를 기반으로 해서 일종의 문학적 감동을 자아냈다. 전후 시대 작가들은 시적 상징주의를 피하기 위해 사진의 형식주의를 거부하고, 프레임 안에서 생산되는 은유적 의미들의 환상에서 깨어났다.

 

로버트 프랭크는 전후 자유와 평화의 상징으로 군림하고 있던 미국사회의 이면들을 포착하게 된다. 그의 사진들은 느슨하고, 반형식적이며,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심오한 모호성을 지닌다. 1958년 파리에서 그의 첫 사진집 American이 출간되고, 이듬해에 미국에서 재출간되는데, 그의 사진들은 애초에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미망에서 깨어나 있던 그의 이미지들은 보다 깊은 관심이 담긴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적인 낙관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프랭크와 더불어 이후 사진가들은 외적인 상황보다 사진가의 내면적 상황들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된다. 프랭크가 의미의 위계를 파괴한다면, 클라인은 기법의 규칙을 파괴한다. 클라인은 전형적인 인습타파주의자로, 사진을 고상함과 섬세함을 갖춘 미학적 경험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의 사진들은 신문사진의 힘과 무례함을 가지고 있고, 거칠고 격렬하다.

 

프랭크와 클라인 이후 1960년대 초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일군의 거리사진가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사진가들로서는 다이안 아버스, 게리 위노그랜드, 리 프리들랜더, 듀안 마이클스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주로현실을 냉정하게 기록한다는 다큐멘터리적인 특징은 유지하지만, 과거와 같이 사회나 국가를 위한 실천이나 휴머니즘적인 시각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주변의 일상적인 주제들을 다루었다. 또 일상적인 주제에 대해서 거친 프레이밍이나 급격한 카메라 앵글 등과 같이 정형화되지 않은 접근방식을 보임으로써, 작가의 개인적 시각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들의 사진들 또한 프랭크의 사진들처럼 모호한 의미들을 생산한다. 이시기 미국사회는 동요와 혼란 그리고 혁명의 시기였다. 사람들은 기존의 관습과 지배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것들에 저항했다. 프리들랜더와 위노그랜드의 사진에서는 당시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던 1960년대 말의 맨하탄과 뉴욕의 상황을 엿볼 수가 있다.

 

1980년대의 특징으로는 페미니즘, 성 정체성에 대한 작업들과 연출사진들이 증가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신디 셔먼이나 세리레빈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작업한 작가들로 분류될 수 있고, 샌디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 1946-)같은 작가들은 실물크기의 조각적 요소를방으로 만든 공간에 배치하고 설치하는 작업들을 통해 이미지는 구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시기 가장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가는 단연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1946-1989)이다. 1970년대 뉴욕에서 조각가로 활동했던 그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동성애자생활과 관련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19세기 이래 지배적인 가치 규범이된 이성애적 성규범에 정면 도전했다. 남성 성기를 암시하는 작업들, 자신과 지인들이 참여한 변태 성욕자들의 소수자 문화들의 관행들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그의 사진들은 1980년대 말 보수적인 정치인들과 정면 대결양상으로 치달았다. 이 시기에 사진은 미술 이론과 실제의 중심으로 이동했고, 자아 정체성, 포르노그라피, 미학의 정치학과 예술에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전국적인 논쟁을 일으킬 정도로 그 지위가 상승했다.

 

초기 포스트모더니즘이 모든 사진 이미지는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진적 신화의 해체에 중심을 두었다면, 1990년대 포스트모던 사진들은 이 매체에 대한 오래된 개념과 새로운 개념을 복잡하게 섞어놓거나, 그렇지 않으면 양자를 통합시키려고 시도했다.

 

3. 낸 골딘(Nan Goldin)의 작품과 관련해서 피사체, 카메라테크닉, 작가, 스토리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술

 

1) 피사체

 

(1) 슬라이드 쇼

사진영화라는 두 장르의 혼용형식을 취하는 슬라이드 쇼는 낸골딘의 작업을 특징지우는 가장 중요한 형식이다. 슬라이드 쇼는 장르의 독자성’, ‘매체의 특수성으로 대변되는 모더니즘 미학을 거부하고, 특정장르로 구분될 수 없는 혼용매체를 이용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예술형식이다. 슬라이드 쇼는 끊임없이 흐르는 시공간 속의 파편화된 단면이며, 고정된 이미지인 사진의 속성을 극복하고, 영화가 가지는 동적인 연속성을 가능케 하는 예술장르이다. 사진에서 프레임은 이미지의 경계선 역할을 하면서 화면 안의 환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에 물리적이고 개념적인 경계선을 만들게 되는데, 영화는 사진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시간과 공간이 연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진보다 현실감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다.

 

낸 골딘은 슬라이드 쇼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그것의 재편집과 재배치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내러티브의 완결 구조를 가지며 재편집과 재배치가 불가능한 영화와 슬라이드 쇼를 정확하게 구별 짓는 지점이다. 슬라이드 쇼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며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출하고, 닫힌 서사 구조가 아니라 열린 서사의 장으로써 기능한다. 관객들은 슬라이드쇼를 통해 기억의 환유적 확장을 경험하며, 확장된 시공간 속에서 새로운 시각적 체험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과거의 사건들은 사진이라는 기억의 필터를 통해 걸러지고, 현재의 사건들은 계속적으로 삽입되며 그것은 '영화'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하나의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그러나 그 내러티브는 계속되는 편집과 재배치를 통해 유동적이고 열린 서사의 장에서 움직인다. 그것은 지속되어 흐르는 시간과 이동하는 공간을 따라가며 새로운 의미들을 방출한다.

 

(2) 사진벽화

낸 골딘은 1960년대 말부터 찍기 시작한 성소수자들의 사진들을 인화하여 1973년에 첫 전시를 하였다. 이때는 그녀가 슬라이드 쇼 형식을 발견하기 전으로, 골딘은 전형적인 기존 전시 방법 즉 매트를 덧대고 유리액자에 넣은 상태로 관객의 눈높이 위치에 거는 방식을 택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전통적인 전시형식은 관객들을 벽에 걸린 작품들에 빠져들도록 길들이고, 작품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한다. 피사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작업을 진행했던 골딘에게 있어서 이 전통적인 전시형식은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낸 골딘은 프린트 전시에 대해, ‘프린트를 좋아하지만, 대상으로써 사진들을 숭배하지 않고, 사진의 내용에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사실 골딘의 작업을 특징짓는 중요한 형식은 슬라이드 쇼이다. 이로 인해 그녀의 벽면 전시에 대한 언급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일반적으로 전시를 할 때, 골딘은 벽면에 사진들을 전시하고 슬라이드 쇼를 보여준다. 1994년 골딘은 일본의 사진가 노부요시 아라키와 공동 작업으로도쿄 러브(Tokyo Love)’라는 제목의 전시를 개최하고 사진집을 발간했다. 이때 그녀는 아라키의 전시방식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다.

 

2) 카메라테크닉

 

(1) 클로즈 업

클로즈 업은 벤야민의 표현처럼 충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세계를 포착하는데 있어, 유용한 사진형식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사진은 끊임없이 흐르는 시공간 속에서 하나의 사건을 응고시킨다. 이로 인해 절단된 현실은모든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자족적인 시공간 속에 존재하게 되며, 단일한의미로 규정될 수 없다. 그 결과 사진은 불가해한 영역으로 머물게 된다. 클로즈 업은 사진만이 가지는 사진적 시각을 가장 잘 반영하는 형식으로 규정될 수 있다. 익숙한 것들은 클로즈 업이라는 사진적 시각을 통해낯설게 된다. 그것은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낯설게 하기와 유사하게 기능한다.

 

렝거 파치가 극단적 클로즈 업을 통해 촬영한 자연의 대상물들은 조각나고 고립되어 있다. 최봉림에 의하면, 그것은 아마도 1차 세계대전이 보여준 기술 문명의 파괴적 양상에 대한 충격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 과학 기술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문명에 대한 정신 분열적 인식과 바이마르 공화국의 수립과 더불어 시작된 독일 사회의 정치적 혼란, 실업과 같은 경제난을 내면화한 것으로 보인다.

 

(2) 스냅샷

낸 골딘을 중심으로 한 일명 보스턴 학파(The Boston Group)는 고급 예술미학에 반대하며, 조잡하고 거친 형식적 실험을 진행했다. 보스턴 학파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삶을 예술에 바쳤고, 그들의 예술은 자신들의 삶에 충실했다. 골딘은 가족 앨범의 미학을 가지는 스냅샷을 선택하고, 자신과 공동체적 연대를 가진 친구들의 생생한 현실들을 사진을 통해 표현했다.

 

골딘은 스냅샷을 통해 재조합된 가족의 형태을 드러내며, 자신의 확장된 가족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기록했다. 그녀와 피사체 사이의 친밀감은 자연스러워 보이는 스냅샷의 형식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스냅샷은 예기치 못한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골딘의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모호하고 불가해한 감정들은 이 기법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3) 컬러와 인공조명

골딘의 사진들은 대부분 실내에서 촬영되었다. 폐쇄된 공간에서의 촬영은 플래쉬를 포함한 인공조명을 필요로 한다. 낸 골딘이 1973년 처음 컬러 필름을 사용한 이래, 컬러 필름과 인공조명은 그녀의 주요한 표현수단이 된다.

 

컬러 사진은 1930년대 포토저널리즘의 비약적인 성장 아래, 잡지들이컬러로 인쇄되기 시작하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차세계대전 이후 컬러 사진은 대중 사이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다. 특히 슬라이드 용필름의 형태가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가족사진이나 관광 사진의 일반적인 필름이 된다. 컬러 사진은 기존의 흑백 사진과는 다른 사회적 인식체계, 그리고 그 매커니즘의 유연성으로 인해 사적인 시각을 강조하는, 다시 말해 표현 수단으로써의 사진의 가능성을 확대시켰다.

 

3) 작가

낸 골딘은 빛을 통해서 대상을 기록하는 매체로서가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주위에 위치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사진의 부동적인 속성을 극복하고 영화의 동적인 연속성을 성취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사진 작업을 이끌어왔다. 자신의 세대를 고백하려는 작가의 의도이다. 그녀의 사진들은 영화와 다른 새로운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일기와 같이 계속해서 자신의 주위를 기록해가려는 작가의 의도는 지난날의 삶을 회고하는 일이다. 그리고 관객들 앞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일로 환원되면서 회생하고 있다.

 

생생한 현실, 인간의 현존을 강인하게 파악하고 있는 낸 골딘의 사진은 시각적인 일기로서의 기록이다. 대부분이 낸 골딘이 거주하고 있던 뉴욕의 하층 지구인 로워 이스트 사이드의 낡은 아파트 안에서 찍었다. “나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꾸미지 않고 보여주고 싶다. 이것은 나의 삶을 찍은 생생한 사진이다.” 골딘의 독자성은 아우트로의 섹슈얼리티를 핵으로 한 인간관계를 문제 삼아 시대의 지층의 차이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나의 사진은 항상 내 자신의 인생으로부터 직접 생겨난 것이며, 이를테면 타인에게 읽혀졌으면 하는 시각적인 일기다”1988년부터 1989년까지 낸 골딘은 보스턴의 병원에 입원했다. 마약, 약물, 알콜 중독 치료를 받은 이후 셀프 포트레이트를 매일 찍기 시작했다. 자신의 얼굴을 보고 그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태를 확인하는 의식과도 같았다.

 

4) 스토리

낸 골딘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존재했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위해 사진을 찍게 된 것은 실제에 대한 기록으로 정의되는 사진의 지표성과 중요한 연관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사진 기록은 무의식적인강박으로 지속되는데 프로이트의 은유를 빌리자면, 여기서 사진은 엄밀히 말해 무의식의 작용을 실행하는 것이 된다. 사진의 지표성은 결국 지시된 상황의 유일성과 관계되고, 그 상황을 증명하는 역할로 생성된 이미지는 일련의 사진적 행위속에서 직접 참여하는 주체 자체를 완전히 드러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된다.

 

사진은 이미지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행위 그 자체’,즉 분리할 수 없는 이미지-행위(image-acte)’가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독창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산물 이상으로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삶이 작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낸 골딘의 경우에는 한 인간 주체로서 겪게 되는 경험들이 작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낸 골딘의 사진적 행위를 사진을 찍게 되는 원인과 변화하는 주제와 이미지의 특성, 다양한 편집방식의 변화를 포함하는 과정전체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장의 이미지가 완성되는최후의 순간까지는 다층적인 과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낸 골딘은 언니의 상실이 자신의 강박적 기록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자신이 대상을 잃기 전에 기록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낸 골딘의 이러한 기록강박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병적 증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증상과 그 원인이 되는 체험의 관련성에 관심을 가지는 정신분석학에서는, 반복되는 행위를 우연한 사건이 아닌, 하나의 동기로서 뚜렷한 의미와 목적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 낸 골딘과 같은 경우에 한 가지 행위가 반복되는 것은 어떤 정신의 연쇄과정에 해당하며, 중요한 표시로 볼 수 있다.

 

낸 골딘의 초기작업은 언니와의 동일시와 이로 인한 피사체들과의 동일시가 투사적 동일시형태로 분열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망상-분열적 위치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 위치에서 발생하는 불안들은 대상에 대한 공격성과 함께 죽음충동으로 가시화 된다. 이후에 그녀가 겪게 되는 상황과 맞물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진적 행위는 멜랑콜리와의 분리를 시도 하며,이는 반복되는 상실에 대한 방어 기제로 나타나는 애도 작업으로대상과의 분리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대상과 자아를 구분할 수 있는 주체로 다가서기 위한 시도이고, 이로 인해 사진의 분위기 또한 시각적으로 이전과는 다른 밝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경향을 보인다.

 

. 결론

 

지금까지 본론에서는 1. 다음 제시한 사진가 중에 한 명을 선정하고, 선정한 사진가의 사진 작업에 대해 무엇(What), 어떻게(How), (Why) 촬영했는지를 조사, 2. 그리고 선정한 사진가의 작품과 관련해서 피사체, 카메라테크닉, 작가, 스토리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술해 보았다. 낸 골딘의 슬라이드 쇼는 그것이 수용되는 공간이 변화함에 따라 기능전환을 한다. 슬라이드 쇼가 시작된 초기에 그것은 뉴욕의 클럽들과 열린 대안공간에서 보여지게 되는데, 이때 슬라이드 쇼는 골딘의 공동체가 정체성과 친밀감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오락거리로써 기능한다. 이후 그것은 영화제에 초청되고, 갤러리, 미술관을 중심으로 보여지게 된다. 슬라이드 쇼는 영화제라는 담론 공간과 예술제도권의 주요기구들에 수용되면서 '예술작품으로 인지되기 시작한다. 골딘의 작품들은 벤야민의 표현을 빌리면, ‘정신분산적 오락으로 기능하다가 관조적 침잠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한편 초기 관객들은 슬라이드 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참여자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는데, 낸 골딘의 작품들이 예술제도권에 수용되면서 관객들은 수동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이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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